한국 설화와 세계 설화

한국 설화 : 예산 수덕사 혜허대사 설화

ktell 2025. 10. 9. 12:02

🪷 한국 설화 189편

– 예산 수덕사 혜허대사 설화

 

충청남도 예산의 덕숭산 자락에 자리한 **수덕사(水德寺)**는 천 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고찰로, 그곳에는 불심 깊은 승려 **혜허대사(慧虛大師)**의 전설이 지금도 전해집니다.


그의 삶은 한 편의 깨달음이자, 세속을 초월한 마음의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 1. 젊은 나그네의 귀의(歸依)

옛날 통일신라 말기, 세상은 전쟁과 탐욕으로 혼탁했습니다.


한 젊은 나그네가 세속의 허망함을 느끼고 산으로 들어와 하루 종일 덕숭산 아래의 맑은 샘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습니다.

“이 물은 늘 흘러도 다하지 않는데, 내 마음은 어찌 이리도 흐려져 있는가.”

그때 한 노승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마음의 물도 고요히 두면, 세상은 스스로 비친다네.”

그 말에 젊은이는 큰 깨달음을 얻고, 곧 출가하여 **혜허(慧虛)**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2. 불심으로 이룬 기적

혜허대사는 매일 새벽마다 법당 앞의 샘가에서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는 세상 모든 중생의 고통을 덜어달라며 자신을 잊고 정진했습니다.

 

어느 날, 가뭄이 심해 마을의 논이 모두 말라가자 마을 사람들이 산을 찾아와 절을 향해 절을 올렸습니다.

 

혜허대사는 말없이 샘가에 앉아 두 손을 모았고, 그의 기도가 끝나자 갑자기 산 위에서 물안개가 피어올라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놀라며 말했습니다.

“이곳은 물의 덕이 머문 자리, 이름 그대로 ‘수덕(水德)’이로다!”

그날 이후 절은 **수덕사(水德寺)**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 3. 마지막 설법과 빛의 승화

세월이 흘러 혜허대사가 세상을 떠날 날이 다가오자 제자들이 울며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희는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불은 사라져도 빛은 남는다. 내 모습은 없지만, 깨달음은 이 산에 머물 것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염불을 마치자, 법당 안이 은은한 빛으로 가득 차고, 향기로운 연기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빛으로 돌아간 스승’**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 4. 교훈과 의미

혜허대사 설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진정한 깨달음은 멀리 있지 않다.
    고요히 마음을 비우면, 세상은 이미 부처의 가르침을 품고 있다.
  • 참된 힘은 기도와 자비에서 나온다.
    세상의 물을 살리는 것은 하늘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다.

🏯 5. 오늘날의 수덕사

지금의 수덕사는 천년의 세월을 지나 아직도 혜허대사의 기도와 숨결이 머무는 곳으로 전해집니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산을 물들이고, 법당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는 바람처럼 고요하게 퍼집니다.


그곳을 찾는 이들은 지금도 마음의 물결을 가라앉히며 이렇게 속삭입니다.

“이 산의 물처럼, 나의 마음도 고요하길.”


🌿 따뜻한 한마디

혜허대사의 설화는 고요함 속의 자비, 무심함 속의 깨달음을 가르쳐 줍니다.


그의 기도는 지금도 덕숭산의 바람 속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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