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설화 191편
– 안성 남사당패 풍물놀이 이야기
경기도 안성의 들판에는 지금도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바람을 타고 퍼집니다.
그곳에는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던 **남사당패(男寺黨牌)**의 이야기가 전해지지요.
그들의 풍물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하늘과 사람을 잇는 신명(神明)의 예술이었습니다.
📜 1. 떠돌이들의 무리, 남사당패
옛날 안성 근처 마을에는 절도 없고, 집도 없는 사람들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을마다 떠돌며 줄타기, 탈춤, 풍물놀이, 덧배기춤을 펼치며 굶주린 이들에게 웃음을, 슬픈 이들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그들의 우두머리는 젊은 광대였는데, 이름은 **바우(岩)**라 불렸습니다.
바우는 누구보다 북을 잘 쳤고, 그의 손끝이 닿으면 마치 하늘이 울리고, 사람의 가슴속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 2. 하늘에 닿은 북소리
어느 해 봄, 가뭄이 심해 마을의 논이 모두 말랐습니다.
사람들은 신에게 제를 올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바우는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하늘은 진심에 감동하는 법이오. 우리 풍물로 기도를 올려보세.”
그날 밤, 남사당패는 들판 한가운데에 북과 꽹과리를 놓고 달빛 아래에서 풍물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덩덕쿵, 덩덕쿵—”
북소리가 울리자 하늘이 흔들리고, 바람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이 온 힘을 다해 춤을 추고 소리를 울리자, 이상하게도 구름이 몰려와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하늘이 저들의 신명에 감동했구나!”
그날 이후 바우와 남사당패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늘을 부르는 풍물꾼’**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3. 신명과 자비의 길
남사당패는 돈이 많지도, 이름이 높지도 않았지만 그들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웃음이 피어났습니다.
기근으로 굶주린 마을에는 밥을 나누고, 슬픔에 잠긴 이들 앞에서는 줄타기로 웃음을 주었지요.
그들은 늘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우리가 치는 북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고,
우리가 부는 피리는 세상의 근심을 달래네.”
그 말대로 그들의 풍물은 단순한 소리가 아닌 사람의 위로가 되었습니다.
🌕 4. 교훈과 의미
안성 남사당패의 이야기는 이렇게 말합니다.
- 예술은 사람을 살리고, 마음을 잇는 힘이다.
- 진심으로 울리는 소리는 하늘에도 닿는다.
그들의 북소리는 시대를 넘어 지금도 ‘신명’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습니다.
🎶 5. 오늘날의 남사당놀이
오늘날 안성 남사당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는 우리 전통 예술의 혼이 깃든 대표적인 놀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어지럽게 돌아가는 줄타기, 화려한 상모춤, 흥겨운 꽹과리와 북소리—그 속에는 서민의 한(恨)과 흥(興), 그리고 웃음이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 따뜻한 한마디
남사당패의 북소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하늘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기도였습니다.
그 신명은 지금도 우리 마음속에 울리고 있습니다.
> 📌 본 글은 ‘미소지음 이야기’ 블로그의 창작 콘텐츠입니다.
> 글과 이미지의 무단 복제를 금하며, 공유 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한국 설화와 세계 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설화 : 서천 마량리 동백숲 전설 (0) | 2025.10.11 |
---|---|
한국 설화 : 예산 수덕사 혜허대사 설화 (0) | 2025.10.09 |
한국 설화 : 보령 대천해수욕장 모래 이야기 (0) | 2025.10.08 |
한국 설화 : 평창 대관령 옛길 목동 이야기 (0) | 2025.10.07 |
한국 설화 : 제주 산방굴사 용머리 전설 (0) | 2025.10.06 |
한국 설화 : 영암 도갑사 도선국사 전설 (0) | 2025.10.05 |
한국 설화 : 고성 공룡 발자국 바위 이야기 (1) | 2025.10.04 |
한국 설화 : 청도 소싸움의 유래 전설 (0) | 2025.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