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화와 세계 설화

한국 설화 : 함양 지리산 천왕봉 설화

ktell 2025. 11. 7. 10:58

⛰️ 한국 설화 200편

– 함양 지리산 천왕봉 설화

경남 함양의 하늘 가까운 봉우리, **지리산 천왕봉(天王峰)**은 ‘하늘의 왕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이름답게, 오랜 세월 동안 신비로운 이야기와 전설을 품은 성스러운 산으로 전해집니다.


📜 1. 하늘의 아들, 지리산에 내려오다

아득한 옛날, 하늘에는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막내는 마음이 순하고 인간 세상을 사랑하여 종종 구름을 타고 내려와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인간 세상에 큰 병과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하늘의 왕에게 간청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내려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하늘의 왕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의 세상은 덧없고 고통이 많다.
하지만 네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 산의 정기가 너를 지켜줄 것이다.”

그리하여 막내는 구름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에 머물렀는데, 그곳이 바로 지리산 천왕봉이었다고 합니다.


🌄 2. 봉우리의 신비한 빛

막내 신은 천왕봉에 터를 잡고 아픈 사람들을 고치고,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그의 손이 닿은 곳마다 샘물이 솟고, 풀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산 아래 마을에 큰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천왕봉 아래까지 올라와 기도했습니다.

 

막내 신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외쳤습니다.

“하늘이여, 인간의 눈물을 보소서.
이 산의 정기를 물로 바꾸어주소서.”

그러자 봉우리 꼭대기에서 금빛 구름이 피어오르고, 그 아래로 맑은 물줄기가 흘러내렸습니다.

 

그 물이 바로 지금의 칠선계곡의 원천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 3. 봉우리에 오른 여인

세월이 흐른 뒤, 한 여인이 천왕봉을 오르며 하늘의 신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병든 어머니를 살려달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 봉우리 위 구름이 흩어지며 은빛 사내의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너의 효심이 하늘을 움직였다.
너의 눈물이 맑은 물이 되어 세상을 적시리라.”

그날 이후 천왕봉의 정상에는 아침마다 구름이 피어올라 용이 승천하는 형상이 되었다고 하며, 그 여인의 간절한 마음이 지금도 지리산의 안개로 남아 사람들을 지켜본다고 합니다.


🌸 4. 교훈과 의미

지리산 천왕봉 설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참된 힘은 하늘이 아니라, 사람의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 진심 어린 기도는 산과 하늘을 잇는다.

지리산의 봉우리마다, 그 정기와 기도는 수백 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생명의 숨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5. 오늘날의 천왕봉

지금의 천왕봉은 지리산의 가장 높은 정상으로, 새벽이면 구름 바다 위로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그 순간 산 전체가 금빛으로 물들며, 마치 옛날 하늘의 신이 다시 내려오는 듯한 신비로움이 감돕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왕봉에 오를 때마다 속삭이듯 기도합니다.

“내 마음이 바람처럼 맑아지게 하소서.”


🌿 따뜻한 한마디

지리산 천왕봉은 하늘과 인간의 마음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곳에 오르면, 세속의 소음은 사라지고 단지 바람과 구름만이 진심을 아는 듯 속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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