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설화 199편

– 철원 노동당사 귀신 이야기
강원도 철원 평야 한가운데, 황폐한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습니다.
바로 **철원 노동당사(鐵原 勞動黨舍)**입니다.
지금은 폐허로 남았지만, 그 벽과 그림자 속에는 전쟁의 비극과 원혼의 이야기가 서려 있다고 전해집니다.
📜 1. 붉은 깃발 아래의 건물
옛날 1940년대 후반, 이곳은 북쪽의 권력을 상징하는 장소로 세워졌습니다.
튼튼한 콘크리트와 붉은 깃발이 걸린 건물 안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서는 억울하게 끌려온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신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밤마다 그 안에서는 “살려 달라…”는 낮은 목소리가 들렸고, 그 말에 귀를 기울인 사람은 반드시 다음 날 아침 사라졌다고 전해집니다.
🌙 2. 밤마다 들리는 구령 소리
6·25 전쟁이 일어나고, 철원 일대는 격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건물은 불타고 무너졌지만, 기이하게도 그 중심부만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폐허가 된 노동당사 근처를 지날 때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기상! 정렬!”
“조용히 해라… 들키면 모두 죽는다…”
밤이 깊어지면 총소리와 구령이 번갈아 울렸고, 바람이 불면 유리창 없는 창문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흔들렸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불빛을 두고 이렇게 말했지요.
“그건 아직 떠나지 못한 영혼들이 모여드는 불빛이라오.”
💀 3. 병사의 그림자
어느 날, 철원 인근을 지나던 군인이 밤늦게 노동당사 근처를 순찰하게 되었습니다.
달빛이 흐린 그 밤, 그는 건물 2층 창가에서 누군가 서 있는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거기 누구냐!”
대답은 없었지만, 그 그림자는 천천히 손을 들어 경례를 했습니다.
군인이 가까이 다가가자 그림자는 안개처럼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낡은 군번줄 하나만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로 그 군인은 병을 얻어 군을 떠났고,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랬습니다.
“그 사람은 아직 전쟁이 끝났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
🌧️ 4. 전설이 된 건물
세월이 흘러도 노동당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창문 없는 벽 사이로는 바람이 휘돌고, 비 오는 날이면 마치 누군가의 통곡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곳은 원혼들이 모여
아직도 고향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곳이야.”
그래서 철원 사람들은 밤에 그 근처를 지나지 않고, 멀리서 두 손을 모아 **“부디 편히 쉬소서”**라며 기도한다고 합니다.
🌸 5. 교훈과 의미
철원 노동당사 귀신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담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전쟁으로 스러져간 이들의 억울함과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 전쟁은 끝났어도,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 기억하고 애도할 때만이 진정한 평화가 찾아온다.
그곳의 귀신들은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증인입니다.
🌿 따뜻한 한마디
철원 노동당사는 지금도 침묵 속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은 공포가 아니라 기억과 경고의 울림입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영혼들의 기도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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