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이야기

한국의 국보 : 구례 연곡사 북 승탑

ktell 2025. 11. 19. 21:48

한국의 국보 이야기 시리즈 55

사진출처 : 국가유산청

-📚 구례 연곡사 북 승탑 -

📍 위치 :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연곡사
시대 : 고려 (9세기 후반~10세기 초)


✨ 1. 역사와 개요

지리산 깊은 숲속에 고요히 자리한 연곡사에는 두 개의 아름다운 승탑이 남아 있습니다.


그중 북쪽에 위치한 **국보 55호 ‘연곡사 북 승탑’**은 고승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팔각 승탑으로, 동 승탑과 함께 고려 초기 승탑 조형의 정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연곡사는 통일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지리산 불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고, 이 북 승탑은 연곡사에서 수행하던 고승의 삶과 가르침을 기리는 상징물로 남아 있습니다.


기단부터 상륜부까지 균형 잡힌 비례와 정교한 조각은 “고려 석조 예술의 미학”을 온전히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 2. 구조와 특징

연곡사 북 승탑은 팔각의 안정된 구조 위에 섬세한 조각미와 온화한 곡선을 지닌 옥개석이 더해져 동 승탑과 닮았지만 조형의 깊이와 조각의 세부성이 조금 더 강한 편으로 평가됩니다.


팔각 기단의 균형미

  • 전체 구조는 팔각을 기본으로 하며 각 면에 기둥 모양의 조각(주형 장식)이 세밀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기단의 각 면이 가지런하고 비례가 뛰어나 초창기 고려 승탑 양식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정교한 탑신부 조각

 

탑신(몸체)에는 문비(門扉)와 기둥을 형상화한 조각이 남아 있으며 이는 수행자의 깨달음이 깃든 ‘정토의 문’을 상징한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조각의 깊이와 형태는 동 승탑보다 한층 선명하고, 장인의 능숙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부드러운 옥개석과 상륜부

 

기와지붕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의 옥개석은 빛을 받으면 잔잔하게 흐르는 듯한 기품을 보여줍니다.

 

상륜부는 일부가 남아 있지만 연꽃봉오리 형태가 선명하게 드러나 수행자의 청정한 마음과 불교적 상징성을 잘 담고 있습니다.


📜 3. 전해지는 이야기

연곡사 사람들 사이에서는 북 승탑과 동 승탑이 서로 마주 보며 사찰을 지켜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전설에 따르면, 옛날 산불이 연곡사 근처까지 번졌을 때 두 승탑 사이의 공간만 유독 불길이 피해 지나갔다고 전해지며사람들은 이를 수행자의 덕이 지켜준 기운이라 믿었다고 합니다.

 

또한 새벽 수행을 나서던 스님들 중 일부는 북 승탑 앞에 서면 마음이 맑아지고 번뇌가 가라앉는 특별한 고요함이 느껴졌다고 전해 이곳을 “지혜가 맺히는 탑”, **“산사의 숨결을 담은 돌의 스승”**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 4. 문화적 의의

  • 고려 전기 승탑 양식의 전형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유산
  • 동 승탑과 함께 한국 석조건축의 균형·비례·기술력을 보여주는 쌍탑 구조
  • 지리산 불교문화의 깊은 전통과 수행문화를 증언하는 귀중한 사료
  • 조각·미술·건축·종교사적 가치가 높아 한국 석조예술 연구에서 핵심적 기준작으로 평가됨

연곡사 북 승탑은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오며 산사와 수행자의 역사를 고요하게 전하고 있는 귀한 존재입니다.


💡 따뜻한 한마디

지리산 바람과 새벽 공기를 머금고 서 있는 승탑은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의 중심”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혜성이 이어가는 국보 시리즈도 이렇게 한 편 한 편 깊어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 안내

국보 번호는 단순한 지정 순서를 나타낼 뿐, 가치의 우열을 뜻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국가유산 포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