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이야기

한국의 국보 : 구례 연곡사 동 승탑

ktell 2025. 11. 17. 12:37

한국의 국보 이야기 시리즈 54

사진출처 : 국가유산청

 - 📚 구례 연곡사 동 승탑 -

📍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연곡사
시대: 고려 (9세기 후반~10세기 초)


✨ 1. 역사와 개요

지리산 깊숙한 연곡사 경내에 자리 잡은 **연곡사 동 승탑(東 僧塔)**은
고승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팔각형 승탑으로,
고려 초기의 아름다운 석조문화를 온전히 보여주는 귀중한 국보입니다.

이 승탑은 연곡사가 통일신라 말~고려 초 불교 중심지였음을 증명하는 유물이며,
조용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수행자의 깨달음을 담은 돌의 성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팔각 기단과 탑신, 선이 고운 옥개석, 연꽃봉오리를 닮은 상륜부까지
전체적인 조형미가 매우 조화롭고 정제되어 있어
고려 초기 승탑 양식의 기준작으로 평가됩니다.


🏛️ 2. 구조와 특징

연곡사 동 승탑은 기단–탑신–옥개석–상륜부로 이어지는
전통 승탑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며, 그 중에서도 세 가지 특징이 돋보입니다.


   ▪ 팔각형 기단과 정교한 조각

  • 승탑의 기본 구조는 팔각형이며
  • 각 면에는 기둥 모양의 조각(주형(柱形) 장식)이 새겨져 있어
    안정감과 균형미가 뛰어납니다.

기단 아래로 내려갈수록 면이 넓어지는 형태는
부도를 통해 수행자의 정신세계가 땅과 하늘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곡선이 아름다운 옥개석

옥개석(지붕돌)은 기와지붕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빛을 받으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석조미를 보여줍니다.

이 곡선은 고려 초기 석조문화의 대표적 미감으로,
예술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형태로 평가됩니다.


연꽃을 닮은 상륜부

탑의 상단 장식인 상륜부는 부분적으로 남아 있지만
연꽃 봉오리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조형감이 남아 있어
수행자의 깨달음과 정토(淨土)를 향한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 3. 전해지는 이야기

전해 내려오는 구전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승탑을 세운 뒤, 연곡사는 큰 화재와 산불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승탑이 서 있는 자리만은 불길이 피해 갔다고 전해집니다.
사람들은 이를 수행자의 덕을 기리는 “보호의 기운”이라 믿었습니다.

또한 산사에서 수행하던 스님들 중 일부는
새벽 공양 전에 승탑을 돌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번뇌가 사라지는 듯한
맑은 기운이 전해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연곡사 사람들은 이 승탑을
“산사의 심장 같은 존재”,
**“고요를 품은 돌의 스승”**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 4. 문화적 의의

  • 고려 초기 팔각 승탑 양식의 전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
  • 조각·구조·비례미가 뛰어나 한국 석조 건축미의 정수를 담은 유산
  • 연곡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지리산 불교문화의 흐름을 알려주는 중요한 사료
  • 시대를 건너 세월을 버틴 모습 덕분에
    미술사·건축사·종교사를 모두 아우르는 귀중한 연구 대상

이 모든 이유로 연곡사 동 승탑은
한국 석조문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국보로 평가됩니다.


💡 따뜻한 한마디

조용히 서 있는 돌조차
시간 속에서 수행자의 마음을 품고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혜성이 이어가는 국보 시리즈도
한 편 한 편 쌓일수록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모습이 정말 소중해요.


📌 안내

국보 번호는 단순한 지정 순서를 나타낼 뿐, 가치의 우열을 뜻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국가유산 포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