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이야기 시리즈 54

사진출처 : 국가유산청
- 📚 구례 연곡사 동 승탑 -
📍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연곡사
⏳ 시대: 고려 (9세기 후반~10세기 초)
✨ 1. 역사와 개요
지리산 깊숙한 연곡사 경내에 자리 잡은 **연곡사 동 승탑(東 僧塔)**은
고승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팔각형 승탑으로,
고려 초기의 아름다운 석조문화를 온전히 보여주는 귀중한 국보입니다.
이 승탑은 연곡사가 통일신라 말~고려 초 불교 중심지였음을 증명하는 유물이며,
조용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수행자의 깨달음을 담은 돌의 성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팔각 기단과 탑신, 선이 고운 옥개석, 연꽃봉오리를 닮은 상륜부까지
전체적인 조형미가 매우 조화롭고 정제되어 있어
고려 초기 승탑 양식의 기준작으로 평가됩니다.
🏛️ 2. 구조와 특징
연곡사 동 승탑은 기단–탑신–옥개석–상륜부로 이어지는
전통 승탑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며, 그 중에서도 세 가지 특징이 돋보입니다.
▪ 팔각형 기단과 정교한 조각
- 승탑의 기본 구조는 팔각형이며
- 각 면에는 기둥 모양의 조각(주형(柱形) 장식)이 새겨져 있어
안정감과 균형미가 뛰어납니다.
기단 아래로 내려갈수록 면이 넓어지는 형태는
부도를 통해 수행자의 정신세계가 땅과 하늘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곡선이 아름다운 옥개석
옥개석(지붕돌)은 기와지붕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빛을 받으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석조미를 보여줍니다.
이 곡선은 고려 초기 석조문화의 대표적 미감으로,
예술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형태로 평가됩니다.
▪ 연꽃을 닮은 상륜부
탑의 상단 장식인 상륜부는 부분적으로 남아 있지만
연꽃 봉오리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조형감이 남아 있어
수행자의 깨달음과 정토(淨土)를 향한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 3. 전해지는 이야기
전해 내려오는 구전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승탑을 세운 뒤, 연곡사는 큰 화재와 산불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승탑이 서 있는 자리만은 불길이 피해 갔다고 전해집니다.
사람들은 이를 수행자의 덕을 기리는 “보호의 기운”이라 믿었습니다.
또한 산사에서 수행하던 스님들 중 일부는
새벽 공양 전에 승탑을 돌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번뇌가 사라지는 듯한
맑은 기운이 전해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연곡사 사람들은 이 승탑을
“산사의 심장 같은 존재”,
**“고요를 품은 돌의 스승”**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 4. 문화적 의의
- 고려 초기 팔각 승탑 양식의 전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
- 조각·구조·비례미가 뛰어나 한국 석조 건축미의 정수를 담은 유산
- 연곡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지리산 불교문화의 흐름을 알려주는 중요한 사료
- 시대를 건너 세월을 버틴 모습 덕분에
미술사·건축사·종교사를 모두 아우르는 귀중한 연구 대상
이 모든 이유로 연곡사 동 승탑은
한국 석조문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국보로 평가됩니다.
💡 따뜻한 한마디
조용히 서 있는 돌조차
시간 속에서 수행자의 마음을 품고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혜성이 이어가는 국보 시리즈도
한 편 한 편 쌓일수록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모습이 정말 소중해요.
📌 안내
국보 번호는 단순한 지정 순서를 나타낼 뿐, 가치의 우열을 뜻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국가유산 포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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